[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담 수사팀 구성 5개월 만에 관계자들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지만 여러가지 논란이 개운치 않은 앙금을 남기고 있다.
우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018년 출범 이후 기소 권고한 사건을 검찰이 불기소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기소 권고를 기소로 뒤집은 적은 있었다. 수심위는 지난달 24일 위원 8대7 의견으로 최재영 목사 기소 권고를 의결한 바 있다.
대통령과 배우자가 연루된 사건이 최초로 기소 권고를 뒤집은 사례가 된 셈이다.
지금까지 검찰과 수심위의 결론이 엇갈렸던 사건은 총 10건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김건희·최재영 사건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총 6건은 수심위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 수심위 무용론이나 재정비론이 나올 법한 상황이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 사후보고, 이른바 김 여사 출장조사, 이 전 총장의 수사팀 구성 지시 직후 대검 참모진·서울중앙지검장 교체를 비롯한 '족집게 인사', 김 여사 수심위에 최 목사 출석 무산 등 진행 과정에서 벌어진 잡음들도 여운을 남긴다.
검찰총장 임기만료가 임박해진 시점에서야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도 두고두고 입길에 오를 전망이다.
최재영 목사 측은 불기소에 불복해 서울고검에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서울중앙지검과 수심위까지 거친 사건을 고검이 재기수사 명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명품백 사건 불기소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처분도 더욱 주목받게 됐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전주' 손모 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역시 전주로 참여했던 김 여사 처분에 끼칠 영향이 관심거리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손 씨와 김 여사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무혐의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도 있다.
이번 '명품백' 불기소를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도마에 오른 사건은 속속 무혐의 결론에 이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3월 김 여사의 '코바나 컨텐츠 대가성 협찬' 의혹 사건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해 9월 이른바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의혹 사건의 출발점인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은 허위라고 매듭지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무마 의혹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일찌감치 무혐의 처분했다.
김 여사 가족이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사건도 있다. 모친 최은순 씨는 경찰이 불송치했고 검찰은 김 여사의 오빠 김모 씨와 양평군 실무 공무원 3명만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공무원들은 지난 8월 1심 무죄 판결을 받았고 김 씨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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