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정부 "의사인력 추계위에 의사 과반 추천…내년 재조정은 불가"


인력수급추계위원회 연내 출범
"위원 13명 중 7명 의사 추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인력 수급추계 논의기구 구성 방안 등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특위) 산하에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설치한다. 위원회는 의사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과반수 포함할 계획이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가 사실상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에서 "정부는 고령화에 따라 급증할 의료 수요에 대응하고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분석하기 위해 의료인력 수급추계와 조정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제도화한다"며 인력수급추계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인력수급추계위는 중장기 의료 수요 등을 고려한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전문적으로 추계하기 위한 전문가 기구다. 의사와 간호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 직종별로 각각 설치된다. 이번에는 1차년도 추계 대상 직종인 의사와 간호사 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구성된다.

직종별 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총 13인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13명 중 7명을 해당 직종 공급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로 둘 방침이다. 환자단체와 소비자단체 등 수요자단체가 추천하는 3인과 관련 연구기관이 추천하는 전문가 3인도 포함된다.

위원 추천은 내달 18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위원 위촉 절차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해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추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등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해 현재의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가 먼저 사과하고 의료계가 신뢰할 수 있는 협의에 임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모든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헌우 기자

이어 "최초로 도입하는 수급추계 조정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데이터와 노하우 축적을 기반으로 과학적·전문적 수급추계를 실시하는 한편, 논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장치를 함께 마련해 인력 정책의 전문성과 수용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사단체가 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얼마나 협조적일지는 미지수다. 의협은 이날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등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해 현재의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가 먼저 사과하고 의료계가 신뢰할 수 있는 협의에 임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모든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는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하자면서 2025학년도 증원은 철회가 안 된다는데 의제 제한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명확히 해달라"며 "내년부터 수십년간 의대 교육의 파탄은 피할 수 없다. 2026년부터 유예가 아닌 감원도 가능하다는 걸 정부가 법적으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이같은 입장에 난색을 표시했다. 조 장관은 "의사단체를 비롯해 공급자단체, 수요자단체, 관련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면서도 의사단체가 요구하는 내년도 정원 재조정은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내년도 의대 정원은 이미 대학입시 절차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의사단체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대책을 놓고는 "의료계가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논의에 참여해도 정부 주도의 논의 방식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우려를 고려해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논의 구조와 절차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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