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 최재영 기소하면…尹 신고 의무 위반 도마에


"신고 의무 위반 인정돼도 과태료 예상"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권고와 달리 최재영 목사에 대한 수심위가 기소를 권고하면서 검찰의 고민은 깊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제공한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예정된 가운데 최재영 목사가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건희 여사와 달리 최재영 목사에게는 기소를 권고하면서 검찰의 고민은 깊어졌다.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혐의가 기소되면 윤 대통령의 신고 의무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수심위는 전날 약 8시간의 심의 끝에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혐의에 대해 공소제기를 권고했다. 최 목사의 혐의는 청탁금지법을 포함해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였으나 이중 김 여사의 수심위와 공통된 청탁금지법 혐의에만 8대7의 의견으로 기소 권고 의결했다.

앞서 김 여사의 수심위는 청탁금지법위반을 포함해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검토한 뒤 만장일치로 모든 혐의에 불기소를 권고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하기 위해 미국 순방길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서울공항=박헌우 기자

법조계에는 검찰이 수심위 권고대로 김 여사는 불기소, 최 목사는 기소 처분하리라는 예상이 많다.

애초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김 여사 불기소는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다만 수심위는 최 목사의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핵심인 직무관련성을 놓고 법원의 판단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금까지 15번의 수심위를 거치는 동안 불기소 권고를 기소로 뒤집은 적은 있으나 기소 권고를 불기소로 바꾼 사례는 없었다. 최 목사를 기소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신고 의무 위반 혐의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본인의 직무와 관련해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인지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헌법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만약 신고 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대통령은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으므로) 청탁금지법 제23조 5항 2호에 따라 과태료 부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기 후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은 남는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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