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제공한 최재영 목사의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서 열린다. 이날 수심위는 앞서 김건희 여사 수심위와 마찬가지로 '직무 관련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주면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청탁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청탁은 대통령의 직무 범위에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심위가 최 목사 주장대로 직무 관련성을 인정해 기소하거나 수사를 계속하라고 권고하면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기 부담스러워진다.
최 목사는 잠입취재 수단으로 명품백을 활용했다는 입장이고 명품백 제공과 청탁 시점이 차이가 나는 등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수심위가 불기소를 권고하면 김 여사 불기소 처분도 더 자연스러워진다.
최 목사 수심위 결론과 김 여사 처분은 별개일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청탁금지법 8조 4항은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해 금지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하거나 제공받기로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반면 5항은 '누구든지 공직자 등에게 또는 그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딘 직무관련성에 대한 내용은 없다.
즉 김 여사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지만 최 목사는 직무관련성과 관련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검찰과 김 여사 수심위 모두 김 여사에게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봤기 때문에 불기소 결론은 뒤집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통상 뇌물 수수 혐의를 따질 때 공여자와 수수자를 두고 '대향범(두 사람 이상의 참여자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처벌한다. 청탁금지법도 마찬가지로 공여자와 수수자를 대향범으로 볼 수는 있지만, 김 여사의 경우 직무관련성을 따져봐야 하는 공직자 본인이 아닌 배우자이기 때문에 '대향범'의 개념이 적용될 가능성도 작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옛 간통죄에서 쌍방 간통자, 뇌물죄에서 공여자와 수여자는 대향범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구성 요건이 양측이 다르게 돼 있다"며 "법률적 해석으로 본다면 가방을 받은 김 여사는 불기소하고, 가방을 준 최 목사는 기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 목사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공직자인 윤 대통령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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