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경찰이 지난 3년간 위장수사를 통해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 1415명을 붙잡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 2021년 9월2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515건의 위장수사를 실시해 1415명을 검거하고 94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21년 9월2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개정에 따라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한해 증거수집과 범인 검거에 필요한 경우 경찰관은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해 수사할 수 있다.
조주빈 등 일당이 텔레그램 등 메신저 앱을 이용해 미성년자와 여성을 유인한 뒤 성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유포한 'N번방 사건' 이후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을 마련하며 시행됐다.
위장수사로 검거된 범죄 유형별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배포가 400건(77.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알선 66건(12.8%), 성착취 목적 대화 21건(4.1%), 불법촬영물 반포 19건(3.7%) 등 순이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배포가 1030명(72.8%)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시청 169명(11.9%),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알선 149명(10.5%)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위장수사가 텔레그램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보안 메신저를 활용한 범죄에 효과적인 수사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이 27명을 검거한 디지털성범죄 사건에서도 위장수사가 활용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판매한 혐의로 10대 3명을 붙잡아 2명을 구속했다. 또 해당 영상물을 유로로 구입하고 시청한 혐의로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장수사를 활성화해 범행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하는 디지털성범죄 근절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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