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내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막판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후보들 간 고소고발로까지 번지고 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진보 진영은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를 구성,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부터 22일까지 시민 선거인단 투표로 후보 4명을 추린 뒤 24~25일 여론조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학교 교장이 경선에 참여한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도 예비후보였으나 경선 과정 불만으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최종 5명으로 압축됐다.
보수 진영은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만들어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경선에 참여한다. 선종복 전 서울시북부교육장은 지난 19일 교총 동료인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출마를 포기하면서 최종 3명이 참여하게 됐다.
통대위는 당초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23일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으나 여론조사 세부사항 등을 놓고 후보들 간 이견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다만 20일 오후 후보들 간 합의에 성공하면서 21일부터 22일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독자 출마 하겠다는 이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단일화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수 측에서는 김영배 성결대 교수와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하겠다고 했다.
진보 측에서는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과 방현석 중앙대 교수가 따로 출마할 의사를 밝혔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도 지난 19일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조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감 자리를 놓고 이념전쟁이 수준을 넘어섰다"며 "누군가는 아이들을 이념전쟁에서 구하고 서울 교육이 휘둘리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은 당초 추진위에 합류했으나 곽노현 후보와 조전혁 후보를 향해 "학생 교육을 책임지는 공직자를 뽑는 선거에서 실정법 위반의 전과를 가진 예비후보들이 출마를 재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20일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후보들 간 고소고발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곽 후보는 지난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조 후보를 향해 "태극기부대에 나가서 연설하는 등 정말 극우 성향에 막말을 잘 하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허위주장이자 악의적 언사"라며 곽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곽 후보는 "정당의 대표자가 선거에 관여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소했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곽노현 씨의 등장은 근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악의 비교육적인 장면"이라며 "교육감 선거 자체를 최악 정쟁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방교육자치법 46조2항은 정당 대표자나 간부, 유급 사무직원은 특정 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등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곽 후보를 두고는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곽 후보는 지난 2010년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지만 단일화를 목적으로 경쟁 후보인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의 금품을 건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여기에 선거 보전금으로 받은 35억원 중 약 30억원을 반납하지 않은 채 이번 선거에 출마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0일 "서울시민의 눈으로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자중해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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