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업무에 AI 활용…경찰 과로사 대책 마련


경찰 접수사건 37% 증가…병합수사 확대

최근 업무 과중 등을 호소하며 경찰관이 잇따라 사망한 가운데 경찰청이 20일 병합수사 확대, 민원 업무에 인공지능(AI) 시스템 활용 등을 업무 부담 경감 대책으로 내놨다. /김영봉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최근 업무 과중 등을 호소하며 경찰관이 잇따라 사망한 가운데 경찰청이 병합수사 확대, 민원 업무에 인공지능(AI) 시스템 활용 등을 업무 부담 경감 대책으로 내놨다.

20일 경찰청 현장근무여건 실태진단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통합수사팀 사건은 총 61만89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만9285건보다 37.6% 증가했다. 통합수사팀은 주로 사기, 횡령, 명예훼손, 사이버범죄 등을 다룬다.

경찰관 1명당 평균 사건 접수 건수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전국 상위 20%인 52개 경찰서는 1명당 평균 접수 건수가 112.2건으로 하위 30%인 77개 경찰서 1명당 59.4건 대비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경찰서 민원실이나 교통 공익신고 담당 등 민원부서의 경우 민원인 위법행위가 지난해 1만323건으로 2022년 5218건에 비해 97.8% 급증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지난 7월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이은 경찰관 사망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실적 위주 평가 문화 개선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김시형 기자

경찰청은 진단 결과를 토대로 현장 업무 부담 경감, 대응역량 강화, 인력운영 합리성 제고, 성과 보상 확충, 마음건강 진단관리 내실화 등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현장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사부서의 경우 유사한 사건은 병합수사를 활성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광역 단위의 수사가 필요한 사항이나 난이도 있는 사건은 시도경찰청으로 이관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효율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사건처리 간소화 절차도 도입한다.

민원부서는 AI를 도입해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간소화하고, 민원 담당 공무원 보호를 위해 '악성민원 대응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신임 수사관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대책도 나왔다. 경찰은 사례·실습 위주로 교육을 개편하고, 전입 시 2주의 수습 기간을 부여하는 한편 역량과 사건의 난이도를 고려해 사건을 배당해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일 계획이다.

성과 보상 확충 방안도 마련된다. 대표적인 기피부서인 통합수사팀에는 성과우수자를 대상으로 특별승진, 승급, 대우공무원 기간 단축 등 다양한 성과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경찰 직무특성을 반영한 각종 수당 신설도 지속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관들의 마음건강 진단 및 관리도 강화된다. 경찰관의 업무 스트레스 등을 상담하는 마음동행센터는 기존 18개소에서 36개소로 확대하고 상담관은 36명에서 108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과중한 업무로 직원들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고 사건 병합수사 등과 같이 업무처리 방법을 효율화하겠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마련된 대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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