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워라벨 포인트 상위 2%…"가정이 살아야 회사도 살죠"


남정효 오내피플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인터뷰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 '선도형' 선정…서울 단 3곳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올 6월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도입했다. 기업이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하나씩 실행할 수록 포인트를 쌓고,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일단 마음 편하게 일 했으면 좋겠어요.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되더라고요. 한쪽이 희생하는 게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것 같아요."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에 참여한 '오내피플'의 인사담당자 남정효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는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한 의지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가정이 살아야 회사가 산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올 6월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도입했다. 기업이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하나씩 실행할 수록 포인트를 쌓고,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다. 쌓은 포인트에 따라 등급이 산정되며 등급이 높아질 수록 인센티브도 늘어난다.

오내피플은 개인정보 보호 솔루션을 개발하는 7년차 스타트업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사람들' 이라는 뜻으로, 개인정보보호가 당연한 세상을 꿈꾸고 있다. 현재 산학협력 인턴을 포함해 직원 16명이 근무 중이다.

남 CBDO는 "우리 회사가 잘 하고 있는지 외부 시각에서 보고 싶었다"며 "잘 못하는 게 있다면 고치면 되고, 잘 하는 게 있다면 홍보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법령에 명시된 다양한 지원책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 여부는 천차만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각자 업무를 책임진다는 전제 아래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유로운 사내문화를 조성했다.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올 6월부터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시행 중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뉴시스

전 직원이 개인생활 및 업무에 맞춰 오전 9~10시 사이에 자율적으로 출근하고, 8시간 근무한 뒤 퇴근하도록 규정했다. 창립 이후 직원들의 연차 사용률은 100%를 기록 중이며, 생일에는 전일휴가도 제공한다.

그는 "일에 눈치를 봐야지 상사 눈치를 보는 문화는 별로다"며 "남자 직원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실제로 사용해 하루에 7시간 근무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제도에 참여하면서 시의 현장컨설팅을 통해 기업 규모에 맞는 다양한 혜택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 자체 양육친화제도, 법정 양육친화제도 활용 등을 종합해 1000포인트 이상을 획득, '선도형' 기업에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145개 기업 중 진입형(100~499포인트)은 121곳, 성장형(500~999포인트)는 21곳, 선도형은 3곳뿐이다.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 동료응원수당, 서울형 출산휴가 급여 보전, 선금 100% 지급 자격 부여, 서울시장 표창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남 CBDO는 "감개무량하다"며 "인사제도가 겉으로 보기에 티가 안 나는 영역인데도 외부에서 봤을 때 '잘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준 것 같아서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센티브 항목으로 팀 빌딩(Team Building)을 위한 워크숍 비용 지원을 제안했다. 일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그만두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직원들이 서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바우처 형태로 제공하거나 시립 시설을 지원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워라밸이라는 말 자체가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춘다는 게 하나를 위해 하나를 희생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잖아요. 일과 삶 모두 내 삶의 일부니, 같이 움직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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