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 손모 씨가 방조 혐의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함께 전주로 참여했던 김건희 여사 수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손 씨 등 9명의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전주 손 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 일부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씨는 자신과 배우자 명의 등 4개 계좌를 이용해 이상 매매 주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으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이치모터스 주식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편승한 뒤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해 다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했다"라며 "그에 따라 주식 시세가 증권시장의 정상적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되지 않아 선의의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 씨를 향해 "미필적으로나마 시세조종을 알면서도 대출받은 자금 등으로 주식 매매 주문을 제출했고 작전 세력의 요청을 일부 수락해 주가 하락 방지를 용이하게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 행위를 방조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권 전 회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보다 형량이 늘어난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권 전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주목받았다. 1심 재판부는 시세조작에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동원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모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주가조작에 편승해 시세차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짐작될 뿐,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도이치 모터스 2심 선고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손 씨의 방조 혐의가 유죄 판단을 받으며 김 여사 수사 여론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김 여사의 계좌 동원 여부가 인정된 만큼, 검찰이 김 여사의 방조 혐의도 '같은 잣대'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