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감사원의 대통령실·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불법 여부 감사 결과를 두고 참여연대는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규탄했다.
참여연대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은 다수의 위법사항을 확인하고도 대통령 비서실과 행정안전부, 대통령 경호처 등에 주의 요구를 통보하는데 그쳤다"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도해 무리하게 졸속 추진된 대통령실·관저 이전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관저 공사를 맡은 업체 선정 배경과 과정에 오히려 의혹만 증폭됐다"며 "내부 추천은 누구로부터 이뤄진 것인지, 또한 시공 능력과 실적을 검토했는데도 업체가 선정된 배경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감사를 통해 예산 확보와 계약체결 전에 공사에 착수했고 사후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계약상 공사기간 및 업체별 과업 범위와 실제 업체별 공사기간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문제도 드러났다"며 "결국 감사원은 관저 공사 업체 선정과 계약, 공사 과정의 총체적 위법행위에 대해 개인 비위 혐의로 수사를 요청한 경호처 부장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감사원은 이날 대통령실·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불법 여부를 감사한 결과 공사비 부풀리기 등 다수의 위법·비위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행안부·경호처·비서실이 발주한 모든 공사의 시공업체 선정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는데, 법령상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고 계약업체가 기본적인 공사업을 등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의계약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설립·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국가계약법령을 위반하거나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이번 감사 결과 발표는 참여연대와 시민 723명이 지난 2022년 10월12일 국민감사를 청구한 지 701일,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가 일부 사항의 감사 실시를 결정한 지 638일 만에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