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꿈 접었다"…빅5 전공의 대표들 줄줄이 경찰 출석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 참고인 조사
서울대병원 시작으로 13일까지 연달아

대한의사협회(의협)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1일 김유영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을 연이어 부르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의협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방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유영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경찰에 출석한 김 대표는 취재진을 향해 "언론 노출은 처음이라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어렵다"면서도 "사실 언제 어디가 아파도 상급병원에서 VIP 대접을 받는 권력자들이 의료 현안과 정책을 결정하는게 화가 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 대표는 "저는 마취과 전공의로서 소아 마취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를 꿈꿔왔다"며 "그렇지만 그 꿈을 접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다"고 말하고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28일 임현택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했다고 봤다.

경찰은 이들을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시작으로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지난 9일에는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 이후 오는 13일에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대표가 출석할 예정이다.

경찰의 전공의 참고인 조사에 의대 교수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수사는 선택의 권리와 자유를 위축시킬 의도가 다분하고 이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며 "이런 행태가 지속된다면 그간 열악한 현실에서 우리나라 의료를 떠받쳐 온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기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5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학생들에게 대화하자고 기만하며 복귀를 종용하지 말라"면서 "경찰 출석 요구를 통해 불통과 겁박의 정점을 찍은 정부는 그런 말을 내뱉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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