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극심해진 여야 갈등의 불똥이 헌법재판관 청문회에까지 튀었다. 후보자는 여야의 유도성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0일 김복형 헌법재판관 후보 인사 청문회를 열었다.
검사 출신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에게 대한민국이 1919년 4월 수립됐는지, 1948년 8월 수립됐는지 따졌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이후 불거진 이른바 '뉴라이트' 논란의 핵심인 1948년 건국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지였다.
이에 김 후보는 "임시정부는 1919년 수립됐고 제헌헌법은 1948년 제정됐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 의원이 입장을 캐묻자 17초간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이어 이 의원이 "헌법 해석상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 법통에 따라 대한민국이 수립된 것 아니냐"고 묻자 "일제강점 하에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은 한국이라고 말씀드린 걸로 대체했으면 한다"라고 즉답을 피하다가 결국 "그런 견해에 동의는 한다"고 물러섰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디올백 국가 귀속 주장은 증거인멸 아니냐고 묻자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여당은 야당의 연이은 검사·장관 탄핵 발의를 꼬집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탄핵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묻자 김 후보는 "정치적 악용이 있어서는 안된다"면서도 "정치적으로 악용되는지는 헌재가 판단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박 의원은 야당이 발의한 탄핵이 계속해서 기각되는 상황을 들며 헌재가 빠른 판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는 "빠른 결론을 내야하지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의 특검 발의, 계엄령설, 특검 추진 등을 싸잡아 비판하며 견해를 물었다. 김 후보는 역시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피해갔다.
김복형 후보는 오는 20일 퇴임하는 이은애 재판관 후임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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