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중국 유출' 전 삼성전자 임직원 구속 송치


중국에 회사 설립해 핵심기술 무단 사용

조광현 안보수사지원과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국가핵심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 피의자 2명 구속 송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반도체 핵심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합작회사를 세운 전직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10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 위반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전 삼성전자 임원 최모(66) 씨와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오모(60) 씨를 구속 송치했다.

최 씨 등은 지난 2020년 9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20나노급 D랩 기술 코드명 ‘볼츠만’을 중국의 반도체 제조회사인 A 사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 개발에 4조3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 반도체 부사장을 지냈으며, 중국 쓰촨성 청두시와 합작으로 A 사를 설립했다. A 사를 설립한 후에는 오 씨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씨는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수석연구원 출신으로 핵심 기술 유출부터 A 사의 공정 설계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사는 지난해 6월 반도체 개발을 완료했지만, 경찰 수사로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경찰은 A 사에서 근무했던 30여명을 상대로 조사하는 한편, 채용 과정에서 불법 인력 유출이 있었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국내 엔지니어 1~2명이 중국으로 이직하는 수준의 기술 유출 사안과 달리 최 씨가 직접 중국 지방정부와 합작해 삼성전자 기술로 20나노급 반도체 생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경제안보의 근간을 뒤흔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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