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아주세요"…119에 구급대 요청 2배 이상 급증


올 상반기 응급실 재이송 건수도 늘어
추석 연휴 응급실 붕괴 우려 고조

4일 소방청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25일까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19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올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할 병원을 찾아달라는 구급대원들의 요청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붕괴 우려가 커진다.

4일 소방청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8월25일까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19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업무별 비중에서 이송병원 선정은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구급대 요청 시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의 경우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선정하는 업무를 한다.

지난 2월부터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로 인해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이 늘어나면서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업무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발생한 응급실 재이송 건수도 급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10일까지 구급대가 환자를 두 차례 재이송한 것은 총 78건이다. 지난해 전체 두 차례 재이송 건수는 84건이다.

같은 기간 구급대가 환자를 네 차례 재이송한 것은 총 1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16건과 2022년 전체 10건을 이미 상회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입고 있다. 최근에는 응급실 11곳에서 이송 거부된 28개월 여아가 한 달째 의식불명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9일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작업 도중 상해를 입은 노동자가 전문의 부족으로 16시간 동안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는 등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붕괴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명절 연휴에는 119 신고가 늘어난다.

다만 정부는 응급의료 붕괴 상황은 아니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응급의료 붕괴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 동안 당직 병의원 운영, 수가 인상 등의 대책을 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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