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준형 기자]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으로 비상이 걸린 응급의료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응급실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배치한다. 오는 4일 군의관 15명을 우선 파견하고, 9일부터는 군의관과 공보의 235명을 투입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일일 브리핑을 열고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오는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8차 파견될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최근 일부 지역의 응급의료기관 단축 운영 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응급의료기관별로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신속히 추가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 장기화로 곳곳 병원에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체 응급실 409곳 중 99%인 406곳은 24시간 운영 중이다. 6.6%에 해당하는 27곳은 병상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5918개로 응급의료 대란 우려가 없던 지난 2월 1주 6069개의 97.5%에 해당한다.

건국대 충주병원과 강원대병원, 세종 충남대병원 응급실은 단축 운영하고 있다. 강원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은 이날부터 성인 야간 진료가 제한된다. 다만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운영을 중단한다고 알려진 아주대병원의 경우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신고 기준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 180곳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달 26일 기준 1587명으로 지난해 12월 1504명 대비 105% 수준이다. 다만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이탈로 응급실에 근무하는 총 의사는 평시 대비 73.4% 수준이다.

박 차관은 "응급실 근무 전체 의사는 평시의 73% 수준이며, 인력을 보강 중"이라며 "최근 일각의 주장처럼 응급실 근무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전반적인 응급의료 역량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간을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하고 중증·응급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도 했다.

정부는 이 기간 경증 환자가 응급실 대신 지역 병원을 찾도록 지난 설 연휴보다 400곳 많은 4000곳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지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협력 병원 60곳과 발열 클리닉 108곳도 지정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전공의 공백 등 영향으로 응급실과 후속진료 역량은 평시 대비 70~80% 수준으로 감소해 어려운 여건"이라며 "더 위급하고 중한 환자를 위해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하고 지역 병·의원을 이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j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