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청년 절반, 하루 한끼 이상 굶는다…새 '식생활 취약계층'


"식품바우처 도입과 건강 식생활 환경 조성 필요"

코로나19 이후 서울 1인가구가 새로운 식생활 취약계층으로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직장 여성이 편의점에서 주문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서울시민들의 편의·배달식품 섭취가 증가하면서 1인가구가 새로운 유형의 식생활 취약계층으로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소득기준 중심의 식생활 약자에 1인가구를 추가해 맞춤형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는 제안이다.

29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민 식생활 실태 분석과 식생활 정책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편의식품과 배달음식 섭취가 증가하며 청년·1인가구 비율이 높은 서울시의 식생활 변화가 두드러졌다.

2022년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의 1인 가구 실태조사에서 2021년 기준 서울시 전체 가구 중 34.9%가 1인 가구였으며, 이 중 청년 1인 가구의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8.9%였다. 또 청년 1인 가구의 46.7%가 하루 한번 이상 끼니를 걸렀고, 40.4%는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2020년 17조3000억원에서 2021년 26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2년 26조6000억원, 지난해 26조4000억원으로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다.

시는 영양 취약계층 대상 식생활 관리 사업, 위해가능 영양소 섭취 관리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식생활 관련 사업은 2015년 8개에서 지난해 37개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런 정책적 노력에도 서울 1인가구의 식생활 불균형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침 결식, 과일·채소 섭취 부족, 나트륨·당 과잉섭취 등이 그 예다.

코로나19 이후 서울 1인가구가 새로운 식생활 취약계층으로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종로구에서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포장된 음식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에 그동안은 소득기준을 중심으로 취약계층을 선정했지만 이제는 1인가구를 새로운 식생활 약자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또 식품 지원을 현물 지원 중심에서 식품바우처 도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과일·채소 섭취를 늘리고 당 섭취는 줄이는 등 건강식생활 환경 조성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시 유튜브, 식생활종합지원센터 유튜브 '맛동TV', 손목닥터9988 카드뉴스 등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현재 취약계층 식품 지원방안은 대부분 식품을 현물로 지원하는 형식이라 구매·배송과정 등에서 행정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기호 등에 따라 지급 이후 식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식품바우처는 다른 용도로 사용이 제한돼 식품 구매만 가능하며, 불필요한 행정력을 감소시키고 식품 낭비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거지·직장·학교 등 생활터 기반 건강 식생활 환경 조성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우수 사례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시민 대상 건강 식생활 실천 캠페인과 이벤트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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