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아주대 응급실 전문의 줄사표…의·정'셧다운' 공방


정부 "일부 제한 있어도 문 닫지는 않아"
의협 "코로나에 추석연휴 셧다운 가능성"

보건복지부는 23일 아주대병원 응급실 전문의 사직 및 운영 중단 위험을 다룬 언론 보도와 관련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부분적인 진료 제한은 발생 가능하나 응급실이 완전히 문을 닫는 셧다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1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가 119 구급대원에 도움을 받아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가운데 '응급실 셧다운' 우려가 나온다. 일부 언론과 의사단체는 이를 경고하고 있지만 정부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있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아주대병원 응급실 전문의 사직과 운영 중단 위험을 다룬 조선일보 보도에 설명자료를 내고 "전문의 일부가 사직 의사를 표명했으나 사직이 수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병원은 안정적인 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인력 확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부분적인 진료 제한은 발생 가능하나 응급실이 완전히 문을 닫는 셧다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총 11명이다. 당초 14명이 근무했으나 의정갈등 중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이어 최근 4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사직서까지 수리될 경우 전문의 인원은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대병원 측은 사직서를 낸 4명을 대상으로 철회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아주대병원 외에도 최근 일부 병원이 부분적인 진료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었다"며 "다만 이들 병원 중 상당수는 적극적인 전담 인력 확보 노력 및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신속히 진료제한 상태에서 벗어났다. 현재 정상 운영되고 있는 병원이 계속 셧다운 상태인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3일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법적 책임 면제와 민사상 손해배상 최고액 제한, 보상체계 개선 등을 제안하고 이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서예원 기자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다음 달이 되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찍어 대학병원에 환자들이 몰리고 추석연휴도 있어서 응급실 연쇄 셧다운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열고 "아주대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중 절반이 사표를 냈다고 한다"며 "아주대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는 하루 60~70명이다. 이 중 절반은 입원할 정도로 중환자가 많아 이 병원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쉬운 환자가 한 명도 없다. 남은 의료진은 죽어간다'고 호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인병 응급의학회 이사장의 말을 인용해 "이미 대부분 응급실이 해당 병원에서 수술한 기존 환자 위주로 받고 있고 신규 환자나 전원 환자는 받지 못하고 있다"며 "9월이 되면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어 환자들이 더 몰릴 것이고 필수진료과 의사들이 대거 쉬는 추석 연휴도 있어서 응급실 연쇄 셧다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의협은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법적 책임 면제와 민사상 손해배상 최고액 제한, 보상체계 개선 등을 제안하고 이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채 이사는 "신속한 응급의료 제공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해 개별 의료진이 엄중히 추궁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법적 책임에 대한 면책 방안을 담은 필수의료사고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의료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상체계와 관련해서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 진료(KTAS 1~3등급) 전문의 진찰료와 지역응급의료기관 응급진찰료를 상시화 및 제도화하고 일반적인 초·재진 진찰료와 같이 야간/공휴일에는 가산 적용해 의료진들에게 와닿을 수 있을 정도의 보상책을 제공하라"고 밝혔다.

채 이사는 "현장의 의견이 반영될 때 비로소 응급의료의 파멸을 막을 수 있다"며 "정부는 의료계의 쓴소리를 받아들여 스스로 무너뜨린 의료를 더이상 일부 병원의 일시적 현상이라는 거짓말로 회피하지 말고 당장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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