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 응급실 뺑뺑이…소방노조 "병원 강력 제재해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에 119 구급대원을 대표해 국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정부와 소방청에 강한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최근 발생한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를 두고 "정부와 소방청은 구급차에서 죽어가는 국민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고 19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소방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119 구급대원을 대표해 국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정부와 소방청에 강한 분노를 표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이들과 힘겨루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의료법 48조 2항에 따르면 병원이 수용 불가 시 사유를 즉시 통보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병원들이 119에 제대로 통보하지 않고 있다"며 "구급대가 병원에 전화 문의를 할 때 거절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장에서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울소방지부에 따르면 병원 측은 119 구급대를 '보호자를 데려와라', '음주자는 안 받는다', '관내 병원에서 해결하라'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 또 자살 시도자와 약물 중독자, 성형외과, 안과, 산부인과 등 복합적인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거부하는 병원도 많아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소방지부는 "이는 응급의료법 6조 2항의 응급의료 거부 금지 규정 위반이며 정부는 이런 불법적인 거절 행위를 즉각 조사하고 관련 병원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를 향해서는 "119 구급상환센터가 병원 선정 시 강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권한을 부여하고 병원들의 정당하지 않은 이송 거절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경남 김해의 공사장에서 60대 트레일러 운전자가 1.5톤 무게의 콘크리트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으나 병원 10군데서 모두 거절 당한 끝에 사망했다. 30일에는 서울 도봉구에서 4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쓰러진 채 발견, 인근 병원 14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 당한 끝에 숨졌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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