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와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초 안전보건 교육을 제공한다.
화재 발생 시 확산 방지를 위해 격벽을 설치하거나 위험 물질을 별도로 보관하는 시설츨 설치할 경우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10년 만에 인상한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 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외국인 근로자 및 소규모 사업장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사망 사고의 대다수가 발생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관리 수준을 높이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내실있는 안전 교육을 받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속한 대피를 위해 격벽 설치, 비상구 개선 등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비상구와 대피로를 쉽게 알아보고 대피할 수 있도록 비상구 형광 표시 등 작업장의 시각적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건설업 안전 투자도 확대한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은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10년 만에 평균 19% 인상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발주처로부터 지급 받아 안전 관리에 사용해야 하는 비용으로, 그만큼 건설 현장에서 안전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스마트 안전장비를 구입·임대하는 데 집중 활용될 수 있도록 현행 60%인 자비 부담률을 매년 낮춰 2026년에 폐지한다.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제공한다. 92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취업 전 또는 취업 시고용허가제와 같이 한 번 이상은 전문적인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받도록 한다.
취업자가 가장 많은 F 계열은 사회통합프로그램(법무부)에 기초 안전보건교육 과정을 신설한다. '국내동포 정착 지원 안내서'(재외동포청)에도 기초적인 안전정보 및 산재보상 안내 등을 수록한다.
안전보건공단 등 교육기관이 지역 산업단지 등에 직접 찾아가는 교육을 제공하고, 공공(3곳)·민간(200여곳)의 교육장을 활용한 체험 교육도 확대한다.
정부는 고용허가제 이외의 모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장 배치 전에 전문 교육기관을 통한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반드시 이수토록 제도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이나 가상현실(VR) 콘텐츠로 된 교육 자료를 배포하고, 11월부터는 외국인 근로자 전용 앱도 개발·보급한다.
아울러 외국어 안전교육 전문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안전보건 통역사' 자격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엔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들도 담겼다.
아리셀은 지난 3년간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으로 인정돼총 580만원의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을 받아 위험성평가 셀프점검의 맹점이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위험성평가 심사 항목을 강화하고 인정 기준도 상향하는 한편 인정기간 중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산재 보험료 감면액을 환수하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또 소규모 사업장이 보다 쉽게 온라인으로 위험성평가를 할 수 있게 위험성평가지원시스템(KRAS)도 개선한다.
올해 초 실시한 산업안전 대진단에서 취약 사업장으로 나타난 사업장은 3개월 내 전문기관 컨설팅을 제공하고 6개월 내에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컨설팅 시엔 사업주·경영책임자 면담도 의무화한다.
고용부는 최근 3년간 점검·감독을 받지 않은 화재·폭발 고위험 사업장 200곳에 대해 비상구 적정 설치 여부, 안전보건교육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리튬 등 위험 물질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은 '전지 공장 화재 재발 방지 TF'에서 이달 말 발표할 대책에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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