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문학·미술 작품 등 저작물을 인용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사용료를 물게 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저작권협회는 2009~2019년 평가원이 저작자 허락이나 보상금 없이 전국 단위 학력평가시험 등 문제에 저작물을 인용하고 홈페이지에 올려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1721만여원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으나 2심은 승소로 뒤집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평가원의 상고를 기각했다.

옛 저작권법은 시험을 위한 저작물 복제는 허용하고 있다. 평가원은 시험 과정이 끝난 뒤 기간 제한도 없이 저작물이 인용된 문제를 불특정 다수가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는 시험의 목적에 필요한 정당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다.

학교 등 교육기관은 수업이나 수업지원에 필요한 범위에서 공표된 저작물을 전송할 수 있다고 저작권법은 규정한다. 다만 평가원은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시험 자료 제공이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평가원은 공익상 필요한 경우 저작물 사용료를 지급하고 문제를 홈페이지에 올려 공중에 제공해 학습자료 제공이라는 공익과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의 균형을 적절히 도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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