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 30대 구속 기로…"심신미약 아냐, 죄송한 마음 없어" (종합)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 처단하려 범행" 주장

같은 아파트 주민을 일본도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은 없으며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오전 10시30분 살인 혐의를 받는 백모(37)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백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백 씨는 이날 오전 9시50시께 경찰 호송 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했다.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백 씨는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마약 검사를 왜 거부했냐'는 물음에는 "비밀 스파이들 때문에 안 했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도검을 소지하고 다니냐', '직장에서의 불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백 씨는 '피해자가 미행한다고 생각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오전 11시29분께 영장 심사를 마치고 나온 백 씨는 "멀쩡한 정신으로 (범행) 했고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범행 동기를 두고는 "나라를 팔아먹은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이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일본도를 구매하고 범행에 사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라고 거듭 밝혔다. 마약 검사를 거부한 이유 역시 "중국 스파이가 마약 얘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유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냐는 질문에 거듭 "없다"고 답했다.

백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27분께 은평구의 한 아파트 정문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A(43)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 백 씨는 "산책할 때 A 씨와 마주친 적이 있지만 개인적 친분은 없다"며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마약 검사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백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계속 조사 중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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