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광역단체 상위 조례 있어도 목적 다르면 적법"


보은군-군의회 '농업인 공익수당' 소송

시·도의 상급 조례·규칙이 있더라도 목적이 다르고 시·도 조례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다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광역단체인 시·도의 비슷한 조례·규칙이 있더라도 기초단체인 시·군·자치구 조례의 목적이 다르고 효과를 해치지 않는다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보은군이 보은군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보은군의회는 2022년 4월 '보은군 농업인 공익수당 지원 조례안'을 의결해 보은군에 이송했다. 보은군은 이 조례가 '충청북도 농업인 공익수당 지원 조례'보다 지급 대상·지급 제외 기준을 완화해 지방자치법에 위반된다며 재의를 요구했지만 군의회는 원안대로 재의결해 확정했다.

지급 대상을 보면 충북도 조례는 신청 전 연도의 농업 외 종합소득금액이 3700만원 이상의 농업이어야 하지만 보은군 조례는 2900만원으로 더 낮다. 자격 조건인 지역에 주소지를 둔 기간도 각각 3년과 2년, 농업경영체 등록을 한 기간도 각각 3년, 2년으로 다르다.

지방자치법 30조는 '시·군 및 자치구의 조례나 규칙은 시·도의 조례나 규칙을 위반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이에 보은군은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조례안 무효 소송은 대법원 단심으로 진행된다.

대법원은 보은군 조례는 심의 주체와 지급대상이 달라 충북도 조례와 구별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원에서도 전액 군 예산으로 충당해 도와 군이 4대6으로 부담하는 충북도 조례와 달랐다.

충북도 조례와 달리 정액을 지급하지 않고 보은군 자체 심의위원회를 거쳐 군수가 결정하며 충북도 조례에 따른 지원을 받았는지에 따라 지급액을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해 차별점을 뒀다.

대법원은 "보은군 조례가 충북조례보다 지급대상 요건을 완화하고 있더라도 충북조례에 따른 농업인 공익수당의 지급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의도하는 목적과 효과를 저해하는 바가 없다"고 판시했다.

보은군은 충북도 조례에 따르면 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는 농업인도 보은군 조례로는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별개의 조례이므로 상관이 없다고 봤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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