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 의사들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26일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해체했다. 향후 전공의와 의대생 등을 총망라한 새로운 의사단체 협의체가 구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특위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의사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초 100여명의 의사가 휴진하고 토론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참석자는 30여명에 그쳤다. 의료현장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들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정부를 향해 의대 증원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정혁 올특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한 나라의 보건의료정책은 단순히 여론조사, 다수의 논리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토론회는 의사들이 왜 의료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수호하는 의업을 선택한 사람으로서 잘못된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의 오만과 아집에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라며 "의료계의 정의로운 투쟁은 의료 정상화라는 목표를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쟁 초기 의사 집단을 비판하던 국민들이 정부의 무책임하고 비합리적인 정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 정책의 폐해를 알려 국민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 의료, 젊은 의사 그리고 미래'와 '한국 의료의 모순과 새로운 거버넌스' 등을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다만 향후 대정부 투쟁 방안과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앞서 올특위는 활동 중단을 발표하며 "올특위 방향성을 대폭 개편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특위는 이날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20일 출범 당시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참여하며 의사단체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의정 갈등 해결에 단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전공의와 의대생의 불참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실상 좌초됐다.
향후 의사들 협의체가 재구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토론회는 (소통을 위한) 귀중한 자리였다"며 "사실 내부에서의 소통도 굉장히 어려웠다. 직역이 다르고 각자 위치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전공의와 의대생, 선배 의사들이 살아온 시간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정부가 요구하는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며 "정책 과정 거버넌스 문제를 바꿔가자는 의미에서 토론회를 연 것이다. 앞으로 나온 얘기를 기초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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