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대법관 후보자, 변시 관리위원 때 딸 응시…"송구스럽다"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해 로스쿨에 재학 중인 딸이 변호사 시험을 응시하던 당시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것을 사과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해 로스쿨에 재학 중인 딸이 변호사 시험을 응시하던 당시 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일을 사과했다.

24일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박 후보자가 지난 2021년 4월~2023년 4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2023년 1월에는 로스쿨생인 박 후보자의 딸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다며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시험법에 따르면 관리위원의 소관업무는 변호사시험을 총괄·관리하는 등 변호사시험 관련 업무가 포함된다. 다만 박 후보자의 딸은 응시 결과 당시 시험에서 탈락했고, 올해 4월 합격했다.

백 의원은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위원은 변호사시험과 관련해 보안사항 등을 접하게 되므로, 직계비속이 3년 내 변호사시험 응시 예정인 경우 추천에서 제외해 달라'고 명시된 법무부 공문을 제시하며 박 후보자에게 추천을 받게 된 경위를 물었다.

박 후보자는 "저는 이 공문 내용을 전혀 몰랐고 안내받은 바도 없다. 관행과 관례에 따라 위촉되는 자리였다"라고 해명했다.

백 의원은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 입장에서도 박탈감과 공정성 시비가 일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보이지 않나"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백 의원은 "변호사시험을 총괄하는 위원 자녀가 로스쿨을 다니고 시험을 봤는데 (당시)법원행정처(기조실장인 본인이)가 잘 몰랐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거듭 묻자 박 후보자는 "정말로 몰랐다"고 말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도 박 후보자에게 "직계비속(인 딸이) 로스쿨을 다니고 곧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텐데 '내가 관리위원이 되는 게 맞나' 생각 정도는 했을 것 같은데, 안 했어도 문제다"라며 "사과할 문제 같다"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세심히 살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공정성 의심이 갈 수 있는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다만 박 후보자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시험 출제가 아닌 합격자 정원 조정과 커트라인 선정 등이었다고도 덧붙였다. 딸의 변호사시험 응시에서 이해충돌이 될 만한 소지는 없었다는 해명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에게 "변호사시험 관리위원 당시 변호사시험 합격 정원을 더 늘리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낸 적이 있나", "딸이 시험을 응시할 당시 커트라인이나 합격자 수에 직접 관여한 적이 있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그러지 않았다"라며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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