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뚜껑에 비친 성폭행 현장…검사가 찾아냈다


대검, 2분기 과학수사 우수 사례 선정

세탁기 뚜껑에 비친 범행 장면을 포착해 미궁에 빠질 뻔했던 성폭력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검찰 수사팀이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세탁기 뚜껑에 비친 범행 장면을 포착해 미궁에 빠질 뻔했던 성폭력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검찰 수사팀이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2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을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강릉치청 형사부(당시 국진 부장검사)는 3개월간 교제했던 옛 연인을 6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A 씨를 구속기소해 우수사례에 꼽혔다

A 씨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 뿐 명확한 증거가 없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피의자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 상태였다.

수사팀은 송치 기록에 첨부된 39분 분량의 영상에 주목했다. 피의자와 피해자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장면은 단 2분 뿐이었다. 나머지 37분은 피의자와 피해자는 사각지대에 머물러 음성만 들렸다.

다만 우연히 영상에 잡힌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실마리가 있었다. 범행 장면이 어렴풋 비쳐 촬영된 것이다.

대검찰청 법과학분석과에 영상 감정을 요청한 결과 송치된 범행 일시 외에 지난 4월18일 새벽에 A 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와 검찰 1차 조사 때까지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영상 분석 결과를 제시하자 전모를 자백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의 기밀정보를 불법 취득해 특허소송을 제기한 안성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5명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도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안 전 부사장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특허 소송을 심리한 미국 법원은 이같은 검찰의 수사 경과와 증거 등이 담긴 조서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해 재소송이 불가능한 기각 판결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선원 사망 사건을 송치받아 해경 단계에서 복구하지 못한 CCTV 영상을 복구해 범행 전모를 밝혀낸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이경석 부장검사)도 우수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준강제추행 혐의 사건을 송치받아 피해자 속옷 DNA 감정을 통해 강간혐의를 규명한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당시 임유경 부장검사), 결손가정 발달장애 아동 피해자에게 그루밍 성범죄를 지저른 목사의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직구속한 부산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조영성 부장검사)도 우수 과학수사 사례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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