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이재명 헬기 특혜' 조사 종결…"공무원만 규정 위반"


"국회의원이라 위반사항 없어"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 논란 신고 사건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2일 이 전 대표가 헬기를 통해 서울 동작구 노들섬에 도착,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 특혜 논란' 신고 사건을 '위반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 다만 이 전 대표를 이송하고 치료한 의료진과 소방대원은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권익위는 23일 "이 전 대표와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에 대한 신고는 국회의원 행동강령 위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종결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 신고는 입증할 자료가 부족해 종결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월2일 부산 방문 중 흉기 습격을 당해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다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후 권익위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가 아니었는데 이 전 대표를 헬기에 태워 서울로 이송한 것은 특혜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권익위는 이 전 대표의 헬기 이송이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 이 전 대표의 이송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으나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이 전 대표의 헬기 이송은 조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지난 2017년부터 국회공무원 행동강령이 있었는데 국회의원은 제외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의원과 관련해 행동강령 위반 조사가 가능한지 실무적으로 검토했으나 국회의원은 행동강령이 없어 조사할 수 없다는 게 실무위원회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국회의원도 국회공무원 행동강령이 적용된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며 "국회의원도 행동강령을 적용해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다수 의견은 국회의원은 조사할 수 없고 행동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치료를 받고 이송된 행위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공무원인 아들이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치료를 받은 사건을 예로 들며 공무원 아들과 의사를 처벌할 순 있어도 아버지는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를 치료 받은 '아버지'에 비유한 것이다.

정 부위원장은 "이 전 대표 치료가 특혜냐 아니냐를 문제 삼거나, 헬기 이송이 특혜냐 아니냐를 논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절차나 규정을 위반한 이들이 있다면 공무원 행동강령이나 청탁금지법에서는 특혜 또는 부정청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권익위는 서울대·부산대병원 의료진과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들은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감독기관에 이를 각각 통보할 방침이다.

정 부위원장은 "서울대병원은 각종 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가고 싶은 사람이 많다"며 "전원 매뉴얼이 있다. 어떤 경우에 전원을 받을 것인지 지침이 있는데 위반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응급 헬기 이송과 관련해서도 "부산대병원에서 이송을 요청한 분이 권한이 없는 사람이었다"며 "소방본부에서도 이를 확인한 뒤 의료헬기를 출동시켜야 하는데 규정과 매뉴얼을 위반해 헬기를 보냈다. 이권개입, 알선·청탁으로 행동강령 위반이고 소방청은 규정을 위반해 헬기를 제공했기 때문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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