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돼 1만원을 돌파했지만 공무원들의 표정은 밝지않다.
공무원 급여 수준이 각종 수당을 합쳐도 제세공과금을 빼면 실수령액은 180만원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이하 서공노)에 따르면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9급 1호봉은 2018년부터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9급 1호봉과 최저임금의 격차는 2018년 12만 4970원에서 2021년 16만 2980원, 지난해 23만 9780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18만3740원 차이다.
각종 수당을 포함해도 보수의 20~30%가 제세공과금으로 공제돼 실수령액은 더 낮아진다. 9급 1호봉 기준 기본급 187만7000원에 직급보조비 17만5000원, 정액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월 환산하면 222만2000원 수준이다.
여기에 기여금, 건강보험료, 소득세 등을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180만원대다. 반면 일용직 기준 최저시급에 세금 3.3%를 원천징수한 세후 월급은 약 199만원이다.
임금 인상률도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지만 공무원 보수는 2.5% 올랐다.
서공노 관계자는 "공무원은 기피직종이 돼 버렸고 신규 입직자의 공직이탈비율도 급증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으로 분류되는 공무원 입직자들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현실에 절망하며 공직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근속 연수 5년 미만 조기 퇴직자는 2019년 6663명에서 2022년 1만3321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기본급 31만3000원 인상 △정액급식비 8만원 인상 △직급보조비 3만5000원 인상 △저연차 정근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5차 소위원회 결과 정부는 5급 이상 2.5%, 6급 이하 3.1%를 올리는 차등 인상안을 제시했다.
다만 보수위에서 임금 인상안이 합의돼더라도 실제 인상률은 기획재정부가 결정한다. 이에 보수위 권고는 허울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공노 관계자는 "보수위에서 공무원 보수를 얼마 인상하겠다는 심의안이 나와도 기획재정부에서 항상 삭감했다"며 "최저임금의 경우 법정사항이라 결정이 나오면 지켜야 하는데, (공무원 임금은) 권고안이라 안 지키면 그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저임금위원회처럼 (보수위 결정을) 법제화해서 결정사항이 지켜질 수 있게끔 요구하고 있는데 지지부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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