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서울대학교 산하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17일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 세계기록유산 수리복원 현장을 전격 공개했다.
규장각은 고도서 18만여책, 고문서 5만여점, 책판 1만8000여점 등 총 30만여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중에는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6종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8종의 국보, 30종의 보물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삼국유사, 동의보감, 대동여지도, 일성록, 조선통신사기록물, 동학농민혁명기록물 등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대는 이날 고문헌 수리복원 작업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층에 위치한 수리복원실에서는 전문가들이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고문헌들을 복원하고 있었다. 규장각 관계자는 "승정원일기는 벌레에 의해 손상이 많이 돼서 표지 쪽에 구멍이 많이 나있다"며 "조선왕조실록에도 승정원일기가 놓여있던 공간이 습하다고 기록돼 있는 만큼 습기로 인한 훼손을 복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서고에는 수리복원을 마친 국보와 보물들이 오동나무로 제작된 상자에 보관돼 있었다. 서고 온도도 평균 20도로 관리되고 있었다. 서고 관계자는 "문화재 관리기준에 있어 이곳의 온도는 18~22도, 습도는 45~55%를 항상 유지하고 있고 온습도 모니터링 시스템도 설치돼 있어 시간대별로 온습도 변화를 체크하고 있고 습도 변동에 대비해 출입 인원도 5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긍식 원장은 "규장각은 조선의 22대 국왕 정조가 1776년에 세운 왕실도서관이자 연구기관으로, 많은 학자들이 규장각에서 학문에 힘쓰고 수많은 책을 펴냈던 곳"이라며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그 정신을 이어받아 한국학 연구의 기초자료인 규장각 도서를 보존하고 관리·연구·출판·교육·보급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한국학 종합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규장각은 전산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정 원장은 "2000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전산화 사업을 추진해 소장자료의 디지털화와 연구 사업 결과물의 DB화에 힘쓰는 중"이라며 "규장각 원문검색 서비스로 고문헌 이미지와 텍스트를 제공하고 전시실 VR 등을 통해 소장자료 이해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규장각은 다음달 16일까지 '우리의 기록, 인류의 기억'을 주제로 세계기록유산 특별전도 진행한다. 특별전에는 규장각이 소장한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등 세계기록유산 6종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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