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의회 가입' 민병두 전 의원 재심 항소심도 무죄 "반국가단체 아냐"


"잘못된 수사와 재판으로 고통 받아…사과드려"

1980년대 신군부에 맞서 헌법을 새로 만들자며 결성한 이른바 제헌의회(CA) 그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보험연수원장)이 재심에서 연달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1980년대 신군부에 맞서 헌법을 새로 만들자며 결성한 이른바 '제헌의회(CA) 그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보험연수원장)이 재심에서 연달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송미경·김슬기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 전 의원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3명에게도 마찬가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사의 항소가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1심의 판단이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따라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반국가단체' 주장에 대해서도 "결성목적과 목표, 무장봉기 획책 여부 등을 종합해 제헌의회 그룹이 반국가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그동안 잘못된 수사와 재판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재심을 담당한 재판부로서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제헌의회 그룹에서 활동했던 민 전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1987년 징역 5년 및 자격정지 5년이 확정됐다. 제헌의회 그룹은 1986년 청년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로,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새 헌법을 만들어 질서를 바로잡자'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제헌의회 그룹이 블라디미르 레닌의 폭력혁명 이론을 그대로 답습한 반정부 유인물을 대량 제작·배포하고, 다수의 농성과 가두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며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법원은 이들을 반국가단체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9년 민 전 의원은 "불법체포·구금당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으므로 진술 조서의 증거능력이 없고, 제헌의회 그룹은 반국가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제헌의회 그룹은 반국가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제헌의회 그룹을 반국가단체로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들이 조직의 구성이나 개편, 각자의 임무를 논의하거나 정치신문 발간계획 등에 관해 토론한 것은 헌법상 사상의 자유 내지 결사의 자유로 보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제헌의회 그룹은 공산주의 확산을 꾀하며 각종 학내 시위를 주도했던 점을 보면 반국가단체에 해당한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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