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사고' 피해 소나타 운전자 참고인 조사


"브레이크 밟았으나 딱딱했다", 피의자 진술
BMW 운전자 조사는 아직…사고원인 규명 박차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돌진 사고를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5일 소나타 운전자에 대한 조사를 했다며 일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로 인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돌진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 차량인 소나타 운전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사고 차량 운전자 차모(68) 씨가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찰은 급발진 여부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5일 "소나타 운전자를 조사했다"며 "일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 차량인 BMW 운전자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BMW 운전자는 사고 충격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 씨는 전날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재차 주장했다. 경찰은 차 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차 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서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진행했다. 차 씨는 사고로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차량에 동승했던 차 씨의 배우자 김모(66) 씨도 참고인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씨는 사고 직후에도 주변인들에게 차량 급발진으로 사고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사고가 발생한 세종대로 18길 현장검증도 실시했다. 현장검증은 차 씨의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을 시작한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부터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시청역 교차로까지 진행됐다. 경찰과 국과수는 3D(3차원) 스캐너 등 장비를 동원해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촬영을 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채증도 했다.

경찰은 차 씨 변호인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등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과수에 보낸 사고 차량과 블랙박스, 사고기록장치(EDR), 피해 차량 블랙박스, 호텔 및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의 정밀 감식·감정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차 씨에 대한 체포영장도 신청했으나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 18길을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들이받고 BMW와 소나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졌다. BMW와 소나타 운전자를 포함한 5명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차 씨의 차량은 호텔 지하 주차장 출구부터 가속이 붙었으며, 가속 상태로 역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 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모 버스운수업체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재직 중 사고 경력이 없던 베테랑 기사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쉬는 날이었으며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열린 처남 칠순잔치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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