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이윤경 기자]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눈물과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서울시청 인근 차량 돌진 사고로 숨진 7명의 빈소가 마련되면서 고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2층 복도는 근조화환과 추모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빈소 곳곳에서는 유족들의 곡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들을 잃은 한 노모는 "엄마가 먼저 가야하는데 네가 이렇게 가면 어떡하니. 네 자식들은 어떡하라고"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모는 힘이 다 빠진 듯 보행 보조 기구를 겨우 끌었다.
아들을 잃은 또 다른 유족도 목 놓아 울었다. 그는 "아들아 왜 갔니"라며 10여분을 부르짖었다. 유족들은 영정사진 앞에서 고인의 이름을 수십번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의 절규는 복도까지도 또렷하게 울려퍼졌다.
연신 울다가 빈소를 나온 한 상주는 밖으로 나가 비를 맞으며 담배를 연달아 태웠다. 일부는 침통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허공만 응시했다.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빈소에도 조문객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40여명이 넘는 조문객들은 조문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 빈소 밖에서 떠날 줄 몰랐다. 근조화환이 30여개를 넘기면서 놓을 자리가 없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족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간신히 버텼다. 검정색 옷을 입은 조문객들이 끊임없이 오갔지만 이들을 맞는 유족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한 유족은 넘치는 눈물을 휴지로 닦으며 조문객들과 맞절했다.
조문객들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유족들과 함께 부등켜 안거나 손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우산을 채 접지도 못하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이들도 있었다. 한 조문객은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열하며 가만히 서서 빈소를 응시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대부분 조문객들의 코와 눈은 빨갛게 변해 있었다. 일부는 손수건을 꺼내 들어 눈물을 닦거나 어두운 표정으로 넋이 나가 한동안 빈소 앞을 떠나질 못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7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나머지 2명의 빈소는 각각 국립중앙의료원과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들의 발인은 오는 4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60대 운전자 A 씨는 전날 오후 9시26분께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청 직원과 시중은행 직원, 병원 직원 등 보행자 9명이 숨졌다. 당초 사망자는 6명이었으나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 중 끝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