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김시형 기자] 화재로 23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이 5년 전 리튬을 초과 보관해 적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에는 소방시설 작동 불량으로도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5일 현장 브리핑에서 "(아리셀 공장이) 2019년도에 리튬을 허가량보다 23배 초과해서 보관하다 적발돼 벌금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리튬을 위험물질 중 '물반응성 물질 및 인화성 고체'로 분류하고 273조에서 기준량을 5㎏으로 규정하고 있다.
리튬 초과 보관뿐만 아니라 소방시설 작동 불량으로 적발된 적도 있었다. 조 본부장은 "2020년에는 소방시설 작동 불량이 적발돼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다만 조 본부장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 여부를 두고는 "5000㎡ 미만 면적이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아리셀에는 소화전과 자동화재설비만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본부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지난 22일 화재에 대해서는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리셀은 이번 참사 이틀 전인 지난 22일 리튬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으나 자체 진압 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아리셀 측은 "교육받은 작업자가 적절하게 조치해서 진화를 마무리했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생산을 재개했다"며 "그때 발생한 화재의 규모나 종류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화재 원인과는 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화재를 숨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쉬쉬하지 않았다"며 "소방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자체적으로 작업을 재개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31분께 발생한 이번 참사로 총 2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한국인 5명을 비롯해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으로 파악됐다. 한국인 중에는 중국에서 귀화한 1명이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 2명의 신원만 확인됐다. 부상자는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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