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가 앗아간 스물두살의 꿈…5명 살리고 떠나


체육교사 꿈꾸던 고 조병훈 씨 장기기증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체육 교사를 꿈꾸던 조병훈(22) 씨가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체육 교사를 꿈꾸던 20대가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조병훈(22) 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 씨는 매우 활발하고 사교성이 뛰어나 어려운 친구를 먼저 돕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릴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4단을 땄고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아이들에게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체육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조 씨는 부천대학교 스포츠재활학과에 입학한 조 씨는 총학생회에서 문화체육국장으로 체육대회 및 학교 다양한 행사를 도맡아 일할 정도로 학교 생활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조 씨는 지난 3월17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귀가 도중 음주 운전 뺑소니 차에 치여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조 씨는 6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사망한 후 가장 역할을 해왔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친 뒤 군대에 다녀와 스스로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은 기적을 바랐지만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들었다. 이대로 떠나긴 너무 젊었다.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조 씨는 지난 4월1일 순천향대학교부천병원에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조 씨의 어머니 이경희 씨는 "병훈아,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거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거는 다 잊고 새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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