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개원의와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을 총망라한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다만 전공의 대표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아 우선 '반쪽' 특위로 운영될 전망이다.
의협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는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의협 산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출범한다"며 "전공의들이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전공의들이 논의 구조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 중 그동안 그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올특위 구성에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을 4명씩 가장 많이 배정했다"고 강조했다.
올특위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 대표, 시도의사회 대표 총 3명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위원으로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 각 3명, 시도의사회 2명, 의대생 1명, 의협 2명이 참석한다. 총 14명으로 구성되는 올특위는 모든 결정을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참여하지 않는다.
의협은 "올특위 자체가 의협 산하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결정권을 위임한다"면서 "임 회장은 올특위가 결정을 잘 지원할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는 단일대오를 형성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공의 참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의협은 전공의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고 참여를 설득할 방침이지만 최근 의협과 불협화음으로 참여는 여전히 미지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의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해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임 회장은 언론에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며 의협에 직격탄을 날렸다.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 참여 여부를 두고 "대전협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외(의대협)에 위원을 추천하는 공문을 보내놨다"며 "아직 답은 오지 않았지만 오늘내일 심사숙고해서 답이 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하지 않더라고 워낙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는 22일 첫 회의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수급 추계 전문위원회 구성을 두고는 "2025년 정원을 재논의한다면 위원회는 참여하겠지만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제대로된 논의가 어렵다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답변이 없을 경우 올특위는 22일 예정된 첫 회의부터 전국 병의원 휴진 현황 및 계획을 취합해 전국 의사 휴진 계획 등 왜곡된 정책을 바로잡을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날 대정부 요구사항으로 과학적 수급 기구를 통한 의대 증원 의료계와의 재논의, 의료개혁특위와 별도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의료계와 논의, 전공의와 의대생 행정처분 즉각 소급 취소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