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복궁 낙서 사주 '이팀장' 구속기소…광고수익 1억 벌어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고등학생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하게 한 혐의를 받는 일명 이팀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 모 씨가 지난해 12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고등학생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하게 한 혐의를 받는 일명 '이팀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조영희 부장검사)는 19일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영화 등 타인의 저작물, 음란물, 불법촬영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배포한 혐의를 받는 30대 강모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지난 5월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우다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망간 혐의(도주)도 있다.

지난해 12월16일 강 씨의 지시로 경복궁 영추문 및 고궁박물관 담벼락에 페인트로 낙서를 한 임모(17) 군와 이들의 범행에 동행한 김모(16) 양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 씨의 영상 배포 과정에서 계정을 빌려준 혐의(저작권법위반방조)를 받는 조모(19) 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강 씨는 수사 초기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일명 '김실장'이 경복궁 낙서를 주도하고 자신은 보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 등 추가 조사 및 증거 분석을 통해 강 씨가 배후로 지목한 김실장은 실체가 없으며 경복궁 낙서 사건의 주범은 강 씨인 것을 명확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참고인인 A 씨는 김실장이 아닌 강 씨에게 낙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자신의 계정 이름을 '이팀장' '김실장' 등으로 바꿔가며 지시를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강 씨는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광고 배너 1개당 1개월 게시 단가를 200만~1000만원으로 안내하고 이를 5개월간 판매해 수익을 얻었다. 기록상 확인된 광고 게시 숫자만 4개 사이트에서 39개이고, 광고 수익이 1억원 이상에 이른다.

검찰은 "이 사건은 불법 사이트를 홍보해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주요 국가유산인 경복궁을 훼손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례"라며 "향후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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