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주변' 향하는 검찰 수사…종착지는 어디


사위 채용 특혜·배우자 인도 출장 의혹
수사검사 전주→서울…사건 이송 관심
"文까지 수사 쉽지 않아…여론전 목적"

문재인 전 대통령의 주변인을 둘러싼 수사가 전국 검찰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월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주변을 둘러싼 수사가 전국 검찰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방청의 '문 정부 사건' 수사검사가 서울로 올라오면서 사건도 서울로 이송될지 주목된다. 수사 종착점이 문 전 대통령에 이르게 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해 총 4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문 전 대통령의 사위 취업 특혜 의혹,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출장 의혹과 경호원 수영 강습 의혹을 살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조민우 부장검사)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이다.

전주지검 형사3부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게임 회사에 근무하던 서 씨는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상직 전 의원이 창업주이자 실소유주로 알려진 태국 저가 항공사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서 씨를 채용하는 대가로 중소벤터기업진흥공단(중진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 들어간 건 이 전 의원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째 되던 때였다. 서 씨는 항공업계 근무 경험이 전혀 없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서 사직한 후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는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에게까지도 번졌다. 검찰은 다혜 씨 가족이 태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 이 전 의원이 관련됐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2018년 초 이 전 의원이 중진공 동남아센터 직원을 통해 다혜 씨 가족의 태국 정착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다. 최근에는 문 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들과 다혜 씨 사이의 금전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돈이 서 씨의 채용과 연관돼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서 씨의 거주지를, 지난달에는 문 전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A 씨를 상대로 압수수색하고 출석시켜 조사하기도 했다. A 씨는 당시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또 태국 현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B 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의원이 중진공을 통해 이주를 도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당시 이 의원의 거주지에 따라 수사는 전주지검에서 시작됐다. 최근 이창수 전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사건이 서울로 이송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검찰 차·부장급 인사로 서 씨의 의혹을 수사하던 이승학 전주지검 형사3부장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으로 올라오면서 가능성은 더 커졌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사건 관할지가 여러 곳 있고 그중 하나가 서울이긴 하다"면서도 "현재까지 이송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범죄지와 피의자의 주거지 등 관할지가 서울이라면 사건 이송에 원칙적으로 문제는 없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원래 특수부가 맡는 사건이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로 가져오는 건 자연스럽다"며 "직할 부대(서울중앙지검) 최정예 검사가 수사하게 되면 수사는 더 촘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사건의 경우 대개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기보다는 윗선의 눈에 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특혜를 주는 과정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수사가 문 전 대통령까지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까지 수사하려는 의도보다는 전 정부의 부도덕성을 보여주고, 여론을 악화하려는 것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11월7일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 타지마할을 방문해 건물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 밖에도 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와 관련된 수사가 한창이다. 김 여사는 지난 2018년 문 전 대통령 없이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은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국민의힘은 혈세 관광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김 여사를 국고 손실 및 업무상 횡령과 배임,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고발했고 올해 초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문 정부 당시 청와대가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한 공천과 하명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재수사하고 있다. 수사 대상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철호 전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울산시장 사건 검찰 공소장에 35차례, 1심 판결문에는 14차례 등장한다. 검찰과 법원은 문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재기수사 과정에 따라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지난달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은 김수현·김상조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등 11명을 기소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최근 감사원이 홍남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다른 통계 조작 의혹을 적발해 주목된다. 2020년 9월 '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범죄 혐의 입증은 어렵다고 보고 수사의뢰는 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haezer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