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프트' 시즌2 핵심은 신혼부부…저출생도 푼다


장기전세주택 신혼부부 공급 확대 추진
자녀 없어도 10년간 거주, 출산 시 20년까지

서울시가 주거 문제로 출산을 고민하는 신혼부부가 없도록 최대 20년간 살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 시즌 2를 시작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방안 관련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임기 때 추진한 장기전세주택을 개편해 '시즌2'를 추진한다.

특히 이번에는 신혼부부에 초점을 맞춰 실효성 있는 저출생 대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29일 시청에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서울의 높은 집값과 주거비 부담은 신혼부부가 아이 낳을 결심을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시프트(SHift)'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이 과거 재임시절인 2007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정책이다. 주택을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바꾼다는 의미다. 주변 전세 시세의 80% 범위 내에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당시에는 무주택자에게 장기간 부담없이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제공한다는 취지여서 무자녀 신혼부부의 입주는 사실상 어려웠다. 다자녀 가구에 우선권을 주기 위해 공급물량 일부를 자녀수에 따라 우선 공급하고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소득기준은 전용면적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 100% 이하, 60㎡ 초과 85㎡ 이하는 120% 이하, 85㎡ 초과는 150% 이하다.

10여년이 지나 저출생이 최대 난제로 떠오른 만큼 정책 기조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은 3년 전 시청으로 돌아온 뒤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저출생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이 아이 수를 늘리는 데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통계가 있다"며 "다른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자녀수가 20~30%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생 극복에) 획기적인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중산층도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시즌 2를 마련했으며 국토교통부와 원활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주거 문제로 출산을 고민하는 신혼부부가 없도록 최대 20년간 살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 시즌 2를 시작한다. 서울시가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차보증금 대출 한도를 3억 원까지 늘린다. 오세훈 시장이 신혼부부 공무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시즌2는 무자녀 신혼부부의 입주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뼈대로 한다.

유자녀와 무자녀 가구를 구분해 공급물량의 50%씩 선정하고,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방 2개 이상의 넓은 평형을 우선 배정한다. 시에 연속 거주한 기간, 무주택 기간, 청약저축 가입기간 등을 반영해 점수순으로 선정하되 동점자는 추첨한다.

특히 아이가 없어도 기본 10년간 살 수 있으며, 1자녀 이상 출산 시 최장 20년간 거주 가능하다. 2명을 낳으면 20년 뒤 살던 집을 시세보다 10%, 3명을 낳으면 20%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 넓은 평수로 이사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소득기준도 기준도 기존보다 완화했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맞벌이가구 180%), 60㎡ 초과는 150% 이하(맞벌이가구 200%)다.

오 시장은 "쉽게 얘기하면 선불이냐 후불이냐 차이"라며 "이제 방식을 달리 해서 무자녀 신혼부부는 10년만 일단 (거주기간을) 보장하고, 나머지 10년을 추가로 거주하기 위해 아이 낳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산에 따라 주거 요건이 계속 좋아지고, 결국 싼 가격에 주택을 구매하는 기회도 확보하게 된다"며 "지금까지 좋은 방안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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