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학생을 비롯해 초등학교 교사, 비정규직 노동자 등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보편적 주거권 보장을 호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달팽이유니온 등은 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에서 '청년 노동자 주거 실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증언대회에 참석한 초등학교 교사 전승혁(39) 씨는 "교직 특성상 어디 발령 날지 몰라 대부분 자취를 하고 있는데, 높은 금리에 전세 보증금 이자도 많이 나가 평균 월세는 43만원, 관리비까지 합치면 60만원에 해당하는 돈을 주거비로 지출한다"며 "청년 교사의 4분의 1이 이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씨는 "신규 교사의 임금은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생계비 수준이고, 저연차 교사의 임금의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발표한 1인 가구 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임금 인상과 주거비 대책을 통해 사치를 누리겠다는 것이 아니다. 학교 현장은 훨씬 더 다양한 요구로 각종 민원과 업무가 가중되고 있어 더 이상 열정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주거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국민대 학생 이도영(25) 씨는 복학을 앞두고 반지하 집을 계약했다. 이 씨는 "제 예산에 맞춘다면 사실 2명만 들어가도 비좁거나 반지하 방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다"며 "이마저도 복학하게 되면 등록금과 월세를 충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년주택에 들어가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말도 안 되게 높은 경쟁률에 매번 떨어졌다"며 "그런 곳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의 본질은 투기와 매매가 아닌 말 그대로 들어가서 사는 것에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공공임대 주택이나 사회주택을 지어서 청년과 학생들의 최소한의 주거권이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내 다인실 기숙사에 거주 중인 성공회대 학생 김태현(21) 씨는 "기숙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사는 만큼 불편과 인권침해를 겪는 불안정한 주거 형태이지만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다"며 "제대로 된 집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주거 형태를 청년들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주거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이 담긴 메모도 눈에 띄었다. "전세나 월세가 너무 높아서 독립하기 겁나요", "내 집 마련하고 싶어요", "내 집 마련 솔직히 포기. 저출산 얘기 그만" 등의 내용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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