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담합' 가구업체 1심 유죄…한샘 최양하 전 회장 무죄


가구업체 8곳, 1심서 1~2억원 대 벌금

신축 아파트 등 빌트인가구(특판 가구) 입찰 과정에서 2조 원대 규모의 담합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구업체들이 1심에서 1억에서 2억 원 대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신축 아파트 등 빌트인가구(특판 가구) 입찰 과정에서 2조 원대 규모의 담합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구업체들이 1심에서 1억~2억 원 대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가구업체 전·현직 대표 11명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반면,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4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샘·한샘넥서스·넵스·에넥스·넥시스·우아미·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 등 8개 가구업체와 최양하 전 한샘 회장 등 업체별 전현직 최고책임자 12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를 열었다.

1심 재판부는 한샘과 에넥스에 벌금 2억 원, 한샘넥서스·넵스·넥시스디자인그룹·우아미에는 벌금 1억 5000만 원, 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에는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14년부터 2022년경까지 건설사 발주 가구 입찰에 있어 상당 규모의 담합 유지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기소된 각 가구업체 전·현직 대표자 11명에게는 징역 10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다만 최 전 회장은 유일하게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한샘 부하 직원들이 전부 일치해 최 전 회장은 입찰 담합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일부 직원은 '최 전 회장 성격상 입찰 담합을 알았다면 특판 영업을 중단하고 관련 직원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라며 "현재 한샘 경영진은 최 전 회장과는 다소 대립되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한샘에 근무하는 직원까지도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해 신빙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담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아닌지, 묵인했는지 의심되는 다수의 정황이 있기는 하나, (최 전 회장이 결재한 문서 등의) 담합을 암시하는 단어만으로는 유죄 인정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4개 건설사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신축 현장 783건의 빌트인 가구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합의해 써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낙찰 예정 업체가 전화, 이메일,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입찰가격과 견적서를 공유하면 이를 확인한 들러리 업체가 해당 가격보다 비싼 값을 적어 내는 식으로 공모가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담합한 입찰 규모는 총 2조 3261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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