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시민단체가 CCTV와 업무용 메신저 등을 이용한 직장 내 감시 갑질 사례를 공개하고 근로기준법 개정을 촉구했다.
직장갑질119는 2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업무 공간 내 감시와 관련한 고충 호소 사례가 총 40건 접수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식당에서 일하는 한 제보자는 "오전 근무를 마치고 휴식시간에 식당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사장님이 직원 단톡방에 '손님이 전부 나간 것이 아닌데 그렇게 앉아있으면 안 된다'며 CCTV로 저를 보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토로했다.
'사내 메신저'를 이용해 사찰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또다른 제보자는 "회사에서 사전 동의 없이 직원들의 사내 메신저 내용을 전부 확인하고 회사에 불만을 표시한 메시지를 쓴 직원들을 아무런 사전 조치 없이 퇴사시켰다"고 전했다.
업무용 PC 실시간 감시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원을 감시하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화장실에 가서 10분 이상 자리비움으로 체크하면 관리자가 지적하고, 오늘 총 몇 분 자리를 비웠다고 압박한다"며 "어떤 날은 화장실에서 10분, 15분 정도 있었다는 이유로 왜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우냐는 지적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전자기기 및 프로그램을 활용한 과도하고 무차별적인 감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노동 인권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고용노동부가 관련 노동관계 법령이 없다는 이유로 일터 감시로 인한 노동 인권 침해 사안에 대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CCTV, 인터넷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감시 설비 도입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22대 국회에서 노동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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