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가 18일 만에 다시 검찰 조사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31일 오전 10시30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최 목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4분께 검찰에 도착한 최 목사는 "검찰에 대통령실 직원 조모 부장과의 통화 녹취, 문자, 보훈처 직원과 통화 녹취 등을 제출하려고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와 최 목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에 따르면 관련 자료 제출은 이날이 마지막이다.
앞서 서울의소리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 만찬 초청,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및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방송 송출 재개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김 전 의원은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당선돼 한인의 위상을 높였다"며 "아내 분이 김 전 의원이 돌아가시게 되면 여기(미국)에 안장되는 건 좋지 않다고 해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통일TV' 채널 청탁 건은 "개국 5개월 만에 정보통신부 직원이 들이닥쳐 송출 중단을 선언했다"며 "며칠 후 통일TV가 없어진 자리에 천공이 방송을 개국했다. 그 부분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면서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장면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보수 시민단체는 최 목사의 행위가 주거침입 등에 해당한다며 최 목사를 맞고발했다.
지난 13일 최 목사는 검찰에 출석해 12시간가량의 조사를 받았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날 자신 외에도 김 여사를 만나러 온 사람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사 이후 검찰은 최 목사의 출국정지 조치를 한 상태다. 최 목사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어 출국금지가 아닌 출국정지가 적용됐다.
전날 검찰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 가방을 직접 구매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를 불러 9시간 동안 조사했다. 검찰은 이 기자와 최 목사 사이의 메신저 대화와 계좌 내역, 명품 가방 전달 영상 원본, 지난 2022년 김 여사와 최 목사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검찰에 출석하며 "최 목사 앞에서 김 여사가 전화 통화를 받았다"며 "금융위원 누구를 임명하라는 청탁전화다. 청탁 전화가 없으면 '몰카' 취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3일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20일 백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책을 주웠다는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주민 권성희 씨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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