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의 TBS 지원 중단을 이틀 앞두고 양대 노동조합이 서울시의회에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지원폐지 조례 시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30일 오전 시청 앞에서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서울지역 공공기관 노조, 전국언론노조 각 지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TBS에 남은 시간은 단 하루다. 그 시간 안에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폐지 조례 시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TBS는 연간 예산의 약 70%를 시 출연금에 의존하지만, 내달 1일부터 지원이 중단되며 폐업 위기다. 앞서 시의회는 2022년 국민의힘 주도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조례 시행일은 올 1월이었는데 지난해 연말 시가 의회를 설득한 끝에 시행일을 6월 1일로 미루는 개정안이 가결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6일 시의회에 TBS 예산 지원 중단일을 9월 1일로 3개월 연장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달 3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노조는 "다음달이면 인건비는 물론 방송통신시설 운영을 위한 전기료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본금 단돈 백만원, 상업광고조차 허용 안 되는 TBS에게 지원 조례 폐지는 문을 닫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영화를 준비할 시간도 여력도 없다. 이대로라면 직원들의 생계는 물론 하루아침에 시민의 시청권마저 소멸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TBS 폐업을 원치 않으며 선의의 피해자는 없어야 한다는 그 말이 진심이라면, 침묵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12대 서울시의회 의원들에게도 호소한다. 지원 조례를 없애 일시에 출연기관을 소멸시키는 폐지 조례안의 남용을 멈춰달라"며 "서울시 출연기관이자 공영방송 TBS를 폐업으로 이끈 역사의 공범이 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정환 TBS 노조 위원장은 "TBS 노동자들과 가족들은 조례 폐지안이 발의된 2022년부터 지금까지 고통 속에서 TBS가 서울시 공영방송으로 지속되길 바라며 힘겹게 버티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못한 행위는 250명의 TBS 구성원, 1000명의 가족, 1000만 서울시민, 5000만 국민의 민심으로 되돌려받고 결국 역사의 심판과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연 전국언론노조 TBS지부장은 "기어코 TBS를 없애야겠다면 서울시민들에게 정확히 물어봐 달라. 선거로 다수당이 된 것이 TBS를 없앨 자격까지 준 것인지를 말이다"며 "방송사를 보복 대상으로 삼아 돈줄을 끊어버리고 양심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정치권력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겠다"고 비판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TBS 지원 폐지 조례를 발의한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76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윤 위원장은 "이들이 폐지 조례를 철회하고 시민의 권리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이들을 범죄자로 명명할 것"이라며 "겉모습은 폐지 조례지만 내용은 해고다. 해고는 살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영방송 말살하는 폐지조례 철회하라', 'TBS 정상화로 시청권을 보장하라', 'TBS 정상화로 생존권을 사수하자', '서울시와 시의회는 원포인트 상정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TBS는 현재 삼정KPMG와 계약을 맺고 민간투자자를 찾고 있다. 매각 작업의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호소다.
다만 현재로선 임시회 개최 가능성은 낮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은 시간을 이미 충분히 줬다는 입장으로 개회 의사가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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