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4차장에 '尹사단' 조상원…"야권 수사 강화"


'명품백' 차장 교체·부장 유임 "여론 의식"
'문재인 전 사위' 수사검사 중앙 반부패부로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할 차장검사는 교체했지만 부장검사는 유임시켰다. 야권 수사가 집중된 서울중앙지검 4차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조상원(사법연수원 32기) 대구지검2차장이 부임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29일 고검검사급 검사 51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실시했다. 대상자는 내달 3일 자로 부임할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김승호(33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유임됐다. 형사1부가 속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박승환(32기)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 맡는다. 1차장은 바뀌었지만 형사1부장은 유임됐다. 1차장과 1부장검사를 동시에 교체하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최재훈(34기) 반부패수사2부장도 유임됐다. 반면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1부장에는 이준동(34기) 형사5부장이 부임한다. 이 사건들을 수사하는 반부패1~3부를 지휘하는 4차장검사에는 조상원 대구지검2차장이 부임한다.

조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윤키즈'라고 불린 인물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에서 윤 대통령이 수사팀장으로 있을 당시 파견돼 근무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때 특수3부 부부장으로 근무했으며 당시 부장검사는 양석조 현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다. 야권 수사가 몰려 있는 4차장에 그가 부임하면서 수사에 그립감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조 차장은 수사를 세게 하는 걸로 유명하다. 야권 수사를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인사권자의 의도를 잘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는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대선개입 여론조작 수사는 특별수사팀이 출범한 지 9개월이 다 돼 가지만 지금까지 한명도 기소하지 못하는 등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인사로 기존 수사를 맡던 강백신(34기) 부장검사가 성남지청 차장검사로 이동하면서 수사는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강 부장검사의 수도권 지청 차장 발령은 문책성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기소하기 어려운 수사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인사"라고 설명했다.

법무부 과천정부청사 /더팩트DB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채용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던 이승학(36기) 전주지검 형사3부장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에 임명됐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 인사발령 당시 전주지검으로 이동해 발령 9개월 만에 다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하게 됐다. 이 부장검사의 자리에는 한연규(37기) 서울남부지검 부부장이 발령됐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주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이승학 부장검사까지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사 개인이 사건을 갖고 이동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수사 경험이 있는 사람을 먼저 데리고 오고 사건을 이첩하면 명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의자의 주거지나 범죄지 둘 중 하나는 서울이어야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이첩할 수 있다.

이창수 지검장-조상원 4차장-이승학 반부패3부장의 '삼각축'도 주목된다. 이 지검장이 성남지청장 시절 조상원 차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의혹 수사를 총괄했다. 이 지검장과 이 부장은 전주지검에서 손발을 맞췄다.

이밖에 수원지검의 주요 수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현욱(35기) 형사6부장은 유임됐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3차장 공봉숙(32기) 여주지청장과 이성식(32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이 발령됐다.

신동원(33기)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서부지검 차장으로, 박혁수(32기) 대검찰청 대변인은 인천지검1차장으로, 김종우(33기)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은 서울남부지검 2차장으로 이동한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대검검사급 검사 신규 보임 및 사직 등으로 인한 고검검사급 보직의 공석을 충원하고, 그에 따른 후속 전보 조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현안 사건 담당 부서장들을 유임시키고, 부부장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전보 대상에서 제외해 업무 연속성이 유지되도록 했다"며 "그간의 인사 기조에 따라 적재적소 인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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