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공공기관 식당 찾는 직장인들…"가성비 좋아"


검찰청·법원 구내식당 점심시간이면 일반 시민 몰려
5500~6000원으로 한 끼 해결…균형잡힌 식단에 인기

법원, 검찰청과 구청 등 관공서 구내식당에 직장인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24일 낮 12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일반인들이 식사하고 있다. /장혜승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직장 동료가 안에 자리잡고 기다리고 있어요. 주변 식당들에 비해 가격이 싸서 자주 찾아요."

지난 24일 낮 12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1층 구내식당 앞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식단표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검찰청과 법원, 구청, 우체국 등 공공기관 구내식당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관공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구내식당 점심 메뉴는 소고기배추된장국과 돈육야채볶음, 가지양파볶음, 무말랭이무침, 치커리겉절이, 김치였다. 서울남부지검은 일반인에게 6000원을 받고 구내식당 식권을 판매했다.

오전 11시부터 시민들이 식당을 찾더니 낮 12시가 되자 공무원증을 목에 걸지 않은 일반인들이 속속 들어왔다. 식권을 판매하는 매점 앞에는 순식간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이 지난 20일 발표한 '외식비 가격동향'에 따르면 외식 대표 메뉴 8종(김밥, 자장면, 칼국수, 냉면, 삼겹살, 삼계탕, 비빔밥, 김치찌개백반) 대부분 가격이 인상됐다. 전년 동월 대비 김밥 가격은 7.7%(3123원→3362원), 자장면 3.3%(6915원→7146원), 칼국수 4%(8808원→9154원), 냉면 7%(1만923원→1만1692원) 올랐다.

고물가로 직장인들 점심 가격은 '1만원'을 넘어섰다. 반면 법원과 검찰청 등에선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5500~6000원 수준에서 식권을 판매한다. 일반 식당보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영양가 있는 식단까지 제공해 인기가 좋다.

지난 24일 서울남부지검 구내식당에서 판매하는 식사. /장혜승 기자

직장인 지수연(49) 씨는 "요즘 물가가 하도 올라서 식비가 부담스러운데 서울남부지검 구내식당은 6000원밖에 안하니까 싸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심모(33) 씨는 "자취하는 입장에서 잔반이 나오면 처리하기 귀찮은데 서울동부지법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잔반이 안 나온다"며 "식단도 영양학적으로 균형 있게 잘 구성돼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서울북부지법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경찰관은 "지검보다는 지법이 재판 때문에 많이 찾는 민원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식단이 더 잘 나온다"고 귀띔했다.

구청 식당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3) 씨는 직장 인근 노원구청 구내식당을 자주 찾는다. 이씨는 "가성비도 좋지만 회사에서 가깝고 메뉴 고민 안해도 돼서 편하다"고 전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우체국 구내식당도 가성비 좋기로 유명하다. 서울의 경우 행정구역상 자치구 단위를 총괄하는 총괄우체국 24곳 모두에서 구내식당을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가격은 5500원 선이다.

법원, 검찰청과 구청 등 관공서 구내식당에 직장인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식단표. /장혜승 기자

공공기관 저렴한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이트도 인기다. '밥풀닷컴'은 서울의 각 자치구별 식당 리스트를 정리해 올려놓고 있다. 일반인 이용 가능 여부와 가격, 식단표까지 확인할 수 있다.

높은 평점과 리뷰를 자랑하는 곳 중 하나는 서울지방조달청 식당이다. 일반인은 5000원을 내고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뷔페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조달청 식당이라 그런지 가성비가 좋다', '가성비 최고 구내식당 맛집' 등의 리뷰가 올라와 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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