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 수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와 김 씨 진술 간 차이가 있다고 판단, 남은 구속기간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7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 미조치)과 특가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받는 김 씨를 상대로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5~26일 압수물 등 증거물 분석에 주력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김 씨를 구속하면서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김 씨 진술 신빙성을 의심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김 씨가 혐의를 부인하다가 진술을 번복했다. 본인 진술 내용과 확보한 증거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구속수사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의 위험운전치상 혐의 입증에 자신간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관련자들을 조사해 (김 씨의)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은 일정 기준(혈중알코올농도)이 있다. 그러나 위험운전치상 혐의는 술을 1잔을 마셨든 100잔을 마셨든 상관없다. 음주 사실이 있고 음주와 위험운전과 인과 관계가 있는 경우에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위험운전치상 혐의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지 않아도 음주 사실과 이상 운전 징후 등 정상적인 운전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면 최대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으나 정확한 음주량 측정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위드마크 공식 외 다른 방법은 없다"며 "처음 음주 측정은 못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피해자인 택시 기사와의 합의 여부도 혐의 적용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는 현재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김 씨의 폴리그래프 검사는 검토한 적이 없다"며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확보한 자료가 있고 관련자들을 충분히 조사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리그래프 검사는 심전도와 뇌파 등의 생리적 반응으로 사건 당사자들 진술의 거짓 반응을 포착하는 검사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로 불린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운전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범행 17시간 만에 음주 측정에 응한 결과 음성이 나왔으나 열흘이 지난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지난 24일 김 씨와 김 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해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받는 소속사 대표인 이광득 씨, 김 씨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해 범인도피 교사 및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