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 논란을 두고 "모래주머니라도 급하게 쌓는 게 오히려 상책"이라고 정부를 두둔했다.
오세훈 시장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기업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숙제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밀어닥친 홍수는 먼저 막아야 할 것 아니겠나. 강물이 범람하는데 제방 공사를 논하는 건 탁상공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직구 규제 논란을 두고 지나친 비판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6일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80개 품목에 안전 인증이 없다면 제품의 해외직구를 금지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비판이 잇따르며 논란이 커졌다.
제한 범위가 너무 커 오히려 소비자 선택 폭을 제한하고, 각종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등 여권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에 정부는 발표 3일 만인 전날 "80개 '위해 품목의 해외직구를 사전적으로 전면 금지·차단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났다. 안전성 조사를 거쳐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정해 반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최근 해외 직구와 관련해 시민 안전 위해성, 국내기업 고사 우려라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며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들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해물질 범벅 어린이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놓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함께 세심하게 명찰추호(明察秋毫·사리가 분명해 극히 작은 일까지 알 수 있다) 해야 할 때에 마치 정부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모든 정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고, 정부와 여당은 늘 책임있는 자세로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4월 초 해외직구 안전성 확보 대책을 발표했고, 4월 말부터 매주 유해물질 제품을 발표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과 기업 보호에 있어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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