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혐의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등 수사를 전방위 확대하고 있다. 김 씨의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은 물론이고, 소속사 차원의 도피 교사 및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허위 자수 논란을 규명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오후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 미조치)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등 혐의를 받는 김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를 받는 김 씨 소속사 대표 이모 씨의 자택과 소속사 사무실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김 씨뿐만 아니라 소속사 강제수사까지 실시한 것은 소속사 차원에서 김 씨 범행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 씨 매니저는 사고 직후 경찰에 출석, 본인이 운전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자수했다. 김 씨는 귀가하지 않고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갔다가 약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출석,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고 인정했다.
이 씨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김 씨가 유흥주점을 방문했으나 음주는 하지 않았고 매니저에게 자수를 지시한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은폐 시도를 시인한 것이다. 김 씨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었고, 김 씨가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요청한 의혹도 불거지면서 경찰은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김 씨 휴대전화를 비롯한 각종 자료를 분석한 뒤 조만간 이 씨와 매니저 등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 씨의 음주운전 여부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시 유흥주점에 방문했고, 사고 직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음주 측정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찰은 사고 발생 이후 약 17시간이 지난 10일 김 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진행했지만 '음성'이 나왔다. 김 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시약 검사도 시행했으나 이 역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김 씨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와 함께 마약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정도 의뢰했다.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는 최소 2주 소요된다.
김 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렀을 뿐,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이 대표 등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달게 받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 씨는 현재 조남관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지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정지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2022년 사직한 뒤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김 씨는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정해진 공연 일정을 모두 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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