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차별과 혐오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동성애 조장'을 이유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서울시의회 등에 우려를 표시했다.
송 위원장은 "차별과 혐오는 그 대상이 되는 사회적 소수집단의 존엄을 해친다"며 "나아가 당사자는 위축감, 공포감, 좌절감 속에서 살아갈 뿐 아니라 자기 비하나 자기 부정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인권위가 지난 2020년 실시한 '트랜스젠더 혐오 차별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590명 중 최근 1년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진단을 받거나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가 81.4%(480명)에 달했다.
송 위원장은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성소수자 관련 대응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부가 2024년 3월26일 발표한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도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충청남도, 서울시 등 지자체 의회는 최근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성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일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조례를 폐지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결국 성소수자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신질환으로 취급받던 동성애를 1990년 5월17일 국제 질병 분류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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