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지휘부 물갈이에 김건희 여사 출석은…"이러면 누가 수사하겠나"


부장·평검사 인사까지 수사 올스톱
"수사한다고 하면 인사 내" 비판도
신임 중앙지검장 "법·원칙 따라 수사"

이르면 다음 주 검찰 중간 간부의 대규모 인사이동이 예상되면서 김건희 여사 수사 지휘부 교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다음 주 예상되는 검찰 중간 간부의 대규모 인사이동에 따라 김건희 여사 수사팀 교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 여사 출석 조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검찰이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3일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이동했고,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했다.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감찰국은 부부장급 이상 일선 검사들에게 이날 오후 5시까지 근무 희망지를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장·부장검사(고검 검사급) 인사 임박을 의미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 여사 명품백 수사를 한 달 안에 신속히 마무리하라고 지시하며 반부패수사부, 공정거래조사부, 범죄수익환수부 검사 총 3명도 추가로 수사팀에 투입하는 등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검찰 인사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후속 인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자리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1차장검사와 형사1부장검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4차장검사와 반부패수사2부장검사다. 이번 인사로 1차장과 4차장은 공석이다. 현재로서는 차장-부장 연쇄 교체 가능성이 높다.

인사 전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 미진' 뒷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를 한 차례는 불러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소환 조사로 방침을 정했더라도 간부가 다 바뀐 마당에 고집할 수는 없다"며 "다시 새로운 지휘부와 상의하게 될 것이다. 부장, 평검사 인사까지 마무리되려면 사실상 수사는 올스톱"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만 하겠다고 하면 인사를 내 버리니 누가 수사를 하겠다고 말하겠느냐"며 "수사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인사로 이 총장의 손발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부분 교체됐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총장의 손발을 다 잘랐으니 총장 퇴임 전인 4개월 안에 사건이 처리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20일에는 '명품백 의혹'을 보도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고발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전날 첫 출근길에서 김 여사의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를 두고 "인사와 관계없이 해야 할 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 사건과 별도로 인사 이후 야권 수사는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수사가 주춤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대선 보도 사건,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대북송금 사건 등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겨냥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도 있다.

전주지검이 수사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항공사 특혜채용 의혹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수사를 지휘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사와 관계없이 누가 맡더라도 제대로 수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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