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실체를 알리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9시30분 주거침입 등 혐의를 받는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7분께 검찰에 도착한 최 목사는 "국정 책임을 진 대통령과 배우자는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청렴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실체를 공공의 영역에서 알리기 위해 언더커버 형식으로 김 여사를 취재했던 것"이라며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건의 본질은 '디올백을 수수했느냐, 샤넬백을 수수했느냐'가 아니다"라며 "김 여사가 대통령의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화하고 이원화하고 사유화한 사건, 국정농단을 하면서 이권 개입하고 인사청탁하는 것이 목적이 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날 자신 외에도 김 여사를 만나러 온 사람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다른 대기자들이 복도에서 김 여사를 접견하려고 선물을 들고 서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최 목사에게 김 여사와 오간 문자메시지와 원본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목사는 "서울의소리를 통해 보도될 당시 MBC 기자에게 모든 영상 원본과 카톡 원본 여러 가지 자료를 넘겨줬다"며 "제출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날 검찰 앞에는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와 유튜버들도 참석했다. 백 대표는 지난 9일 출석 통보를 받았으나 출석이 어렵다고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백 대표에 대한 조사는 오는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최 목사가 검찰에 들어간 후 백 대표는 기자들에게 "잠입취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법을 위반했다면 김건희 씨와 함께 법원에 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 목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명품 가방과 윤 대통령 직무 사이 관련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면서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명품 가방과 손목시계는 서울의소리에서 구매해 제공했다.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장면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보수 시민단체는 최 목사의 행위가 주거침입 등에 해당한다며 최 목사를 맞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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